McKinsey Quarterly: 헬릭스:애자일 활성화 조직 전략

역량 리더와 가치 창출 리더 나눈
‘자율적 나선형 조직’으로

293호 (2020년 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최근 애자일한 조직을 완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조직 내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중앙집중화와 분권화 사이의 균형을 높이는 ‘나선형 조직 구조’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인 관리 위계를 두 개의 개별적이고 수평적인 책임 라인으로 분리하는 것이 골자다. 한 명의 리더는 직원 및 역량 개발 업무를 보조하고, 업무 수행 방식에 대한 표준을 정하며, 기능적으로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촉진한다. 또 다른 리더는 비즈니스의 우선순위 관점에서 직원 및 그 역량에 초점을 맞춰 가치를 창출하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를 간소화할 수 있음은 물론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자율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 쿼털리 2019년 10월 호에 실린 ‘The Helix Organiza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한 유명 글로벌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사 차원으로 진행하던 대규모 조직 개편이 마무리 단계에서 삐걱거리자 크게 낙담해 일을 접고 휴가를 냈다. 그는 자신을 비롯한 최고경영진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전사적인 협력을 도모하려는 시도, 그리고 권한 이임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가 암초에 부딪쳤다고 전했다. 그는 자원을 그룹 전체에 좀 더 역동적으로 재분배하겠다고 단호하게 다짐했지만 인력과 예산은 부서 간 칸막이(사일로, silo) 안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재무, 인사, IT 같은 그룹의 중앙 기능들과 분권화된 사업부 사이의 알력 다툼은 심해졌다. CEO는 노트북으로 개편된 조직도를 보면서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없었다. 화면 전체에 떠다니는 점선과 실선의 복잡한 보고 라인들을 힘겹게 파악하고 있었다.

사실 문제의 CEO는 필자들이 인터뷰를 하면서 접한 여러 사례의 주인공들을 합친 가상의 인물이다. 즉, 그가 느끼는 좌절감이 다른 많은 기업 임원으로부터 우리가 일상적으로 듣는 우려와 유사하다는 의미다. 비즈니스 환경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상호연결성이 높아지는데 우리는 더이상 효과도 없는 복잡한 매트릭스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한 그런 좌절감을 조직마다 되풀이하고 있는 게 아닐까? 기업들은 지난 수십 년간 활용해 온 동일한 경영 툴, 즉 실선과 점선의 보고 라인으로 명시된 계층적 조직도에 지나치게 의지하고 있다.

조직의 뿌리 깊은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은 없다. 그러나 필자들은 단순하면서, 흥미롭고, 효과도 높은 구조화 모델이 있다는 데 점점 확신을 갖게 됐다. 산업과 지역을 막론해 불확실한 역할과 고된 의사결정 프로세스로 힘겨워하는 리더, 또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재빨리 활용하지 못해 자책하는 리더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한 매트릭스 구조를 대체하고 효과적으로 구조화할 수 있는 모델은 분명 존재한다.

필자들은 이 모델을 ‘나선형’이라 부르는데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나선형 구조는 전문 서비스 업계와 일부 글로벌 대기업 사이에서 수십 년간 존재해 왔고, 좀 더 최근에는 다수의 애자일 조직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 구조를 지칭하는 이름과 명확한 정의가 부족했다. 조직 내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중앙집중화와 분권화 사이의 균형을 높이는 데 이 구조가 발휘하는 힘에 대해서 제대로 조명된 적도 없었다. 게다가 나선형 모델은 대규모로 적용된 적이 거의 없었고 이 구조를 채택한 후에도 더 전통적인 (그리고 덜 효과적인) 구조로 되돌아가는 조직이 많았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논하겠지만 나선형 구조를 성공적으로 채택하려면 현재 많은 기업이 갖고 있지 않은 경영진의 사고방식 전환과 인재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나선형 구조의 비밀은 전통적인 관리 위계를 두 개의 개별적이고 수평적인 책임 라인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이 두 라인의 책임자는 거의 동등한 권력과 권한을 갖지만 성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둘 중 하나의 라인은 직원 및 역량 개발 업무를 보조하고, 업무 수행 방식에 대한 표준을 정하며, 기능적 우수성을 촉진한다. 또 다른 라인은 비즈니스의 우선순위 관점에서 직원 및 그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그들의 일상 업무를 관할하는 일 등), 가치를 창출하고, 만족스러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도록 돕는다.

관리 체계와 위계 구조를 분리해 특정 영역에 대한 리더 역할을 한 사람이 확실히 책임지게 하면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난다. 우선, 직원들이 여러 상사를 응대할 필요가 없어진다. 상사들은 각각 채용과 해고, 직무 배정, 승진, 평가, 보상 같은 동일한 일련의 기능들에 대한 리더십 권한이 모두 자신에게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관리 체계와 위계를 분리하면 위로부터의 지시가 통일성 있게 느껴지게 하고, 긴장을 완화하고, 속도와 유연성을 높이며, 어려운 도전과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본 아티클을 통해 필자들은 언제, 어디서 이 나선형 모델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규명하고, 이 모델로 어떤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지 자세히 기술하려 한다. 임원들이 조직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낡은 사고방식을 어떻게 타파할 수 있는지 또한 설명할 수 있다. 나선형 같은 접근법은 애자일 조직의 특징이지만 다른 조직에도 적용 가능하다. 나선형 구조를 더이상 전통적 조직관리 모델의 실험적 대안으로 간주하면 안 된다. 더 타당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꼭 필요한 조직 전략으로 여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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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구조 뛰어넘기

대기업들은 기능과 지역, 채널, 제품 담당을 통합하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 봤을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결과 최신 인재 관리 시스템과 문화에 깊이 뿌리를 내린 매트릭스 조직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매트릭스 구조에서는 직무마다 보통 한 명의 주된 ‘상사’가 있으며 이는 조직도에서 실선으로 표시된다. 그리고 점선으로 표현되는
2차 상사가 있다. 1차 상사는 자원을 보유하고 예산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주된 지위를 갖게 되고 지시와 감독, 일상 업무의 우선순위 설정은 물론 채용과 해고, 승진, 평가에 대해서도 책임을 진다.

반면 1950년대 초반에 과학자들이 발견한 독특한 이중가닥 DNA에서 영감을 받은 나선형 구조는 보통 관리자 한 명이 수행했던 인재 관리 리더십 임무를 두 명의 관리자가 관할하면서 두 가지 업무로 분리된다. 결정적으로 이 두 관리자는 매트릭스 구조에서처럼 ‘1차’나 ‘2차’ 상사로 구분되지 않는다. 상사 중 한 명은 그에게 위임된 일련의 임무들(채용, 해고, 승진, 교육, 역량 개발 등)을 수행하면서 그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고, 나머지 한 명도 다른 영역의 임무들(목표와 일에 대한 우선순위 설정, 일상적인 업무 감독, 품질 보증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두 역할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좀 더 전통적인 조직 구조에서 흔히 보이는 권력 투쟁과 갈등, 충돌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두 관리자(필자들은 그중 한 명을 ‘역량 리더(capability leader)’, 나머지 한 명을 ‘가치 창출 리더(value-creation leader)’라 부른다)가 많은 일에 대해 서로 동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프로젝트나 새로운 계획, 사업부를 누구에게 맡기고 어떤 지원을 할 것인지, 인력과 기타 자원을 얼마나 투입할 것인지에 대해 두 리더가 합의해야 한다. (그리고 가치 창출 리더는 이런 비용을 그들의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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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접근법은 제대로만 행하면 리더들에게 자유를 줄 수 있다. 나선형 구조는 두 라인의 권위를 분리해서 선임 엔지니어, 디자이너, 영업직 등 특정 업무에서 전문성을 가진 리더들이 일상적으로 직원 관리를 위해 지게 되는 부담을 없애준다. 게다가 일반 직원들은 전통적인 매트릭스 조직에서보다 더 많은 권한을 부여받은 것처럼 느끼게 된다. 동일한 직무에 대해 자신이 책임자라고 여기는 것이다. 또한 상반된 지침을 주는 두 상사 사이에서 힘들어할 가능성도 낮아졌다. 또 이런 직원들은 소규모 프로젝트 팀에 참여하는 것을 더 자연스럽게 여기게 된다. 이런 프로젝트 팀은 다양한 부서 출신의 전문가 조직 직원들로 구성된다.


나선형 조직 가동하기

나선형 조직이 한 직원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지, 한 조직에서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보여주는 사례 하나를 살펴보자.

제이미의 이야기

필자들이 알고 있는 관리자 수십 명의 이야기를 조합해 만든 가상의 인물인 제이미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는 미국 소비재 회사의 마케팅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그는 회사의 주요 부서에서 월별 성과목표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제이미는 자신이 맡고 있는 상품군의 진척 상황을 검토하기 위해 상사와 상시 면담을 한다.

그런데 제이미에게는 또 다른 보고 라인이 있다. 그의 직속 상사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연결된 2차 상사다. 그는 회사의 온라인 그룹 책임자다. 제이미는 자신이 관할하는 온라인 마케팅팀의 목표를 논의하기 위해 그와 정기적으로 만난다. 이런 구조는 아무리 마음이 잘 맞는 관리자들로 구성이 되더라도 갈등을 유발한다. 제이미는 실제 필요한 것보다 두 배 정도 더 많은 시간을 회의에 할애하기 때문이다. 관리자 역시 제이미에게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닌 것까지 관여해 서로의 시간을 낭비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만약 점선으로 연결된 2차 상사가 1차 상사와 상충되는 지시나 피드백을 준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고객의 구매를 유인하는 것보다 브랜드 인지도 창출에 더 집중하라고 요구하거나 웹사이트에 새로운 기능을 넣어 보라고 지시한다면 어떨까? 그러면 제이미는 두 상사를 모두 만족시키려 고군분투할 것이다. 아니면 한쪽 상사의 지시를 먼저 선택하는 바람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그로 인해 실망한 상사로 인해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 제이미가 느끼는 이런 모호한 상황은 그녀의 연말 고과평가에도 반영된다. 두 상사 모두 그녀의 성과에 대한 발언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제이미가 매트릭스 구조를 가진 회사에서 나선형 구조의 회사로 이직을 했다고 상상해 보자. 이번에도 제이미는 두 명의 상사에게 보고할 책임이 있다. 두 상사 모두 똑같이 중요하지만 둘 중 아무도 매트릭스 조직의 상사처럼 인사 관리를 독차지하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책임 업무들이 두 사람의 전문성에 맞게 깔끔하게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가치 창출 리더는 목표를 명확히 밝히고, 일상적인 업무들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즉, 제이미의 목표와 타깃에 따라 실적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준다. 역량 리더는 마케팅 모범 사례, 브랜딩에 대한 회사의 표준과 지침, 새로운 산업 표준 등에 대한 질문이 있을 때, 혹은 마케팅 직무에 대한 조언이나 코칭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준다.

시장 환경이 변하거나 역량 관리 리더가 제이미의 경력에 변화가 필요한 때가 왔다고 판단하면 두 리더가 함께 가능한 옵션들을 상의한다(보통 경력 관리에 책임이 있는 역량 리더가 공동 회의를 주관하지만 가치 창출 리더의 의견도 중요하게 반영된다). 논의 과정에서 제이미가 승진할 준비가 됐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기회가 있는 다른 부서로 보직을 옮기게 된다. 이 과정을 주로 역량 리더가 주도한다. 역할이 바뀐 만큼 제이미는 새로운 가치 창출 리더 산하에 있게 되지만 역량 리더는 보직 이동과 상관없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역량 리더는 제이미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인력을 배치하고, 적절한 인수인계를 위해 얼마간 업무 중복 기간을 둘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일들도 가치 창출 리더와의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

이런 나선형 모델에서는 제이미가 가진 권한이 상당히 크므로 그녀는 동료들에게 ‘두 명의 상사가 있다’고 하기보다 자신에게는 상사가 아예 없다고 말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매트릭스 구조로 운영되는 회사에서는 두 관리자가 서로 경쟁관계에 있다고 여기고, 부하 직원을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반면, 나선형 구조는 관계를 명확하게 만들어 새로운 에너지를 불러일으키고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낸다.


조직의 관점

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의 신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브랜드 매니저들과 이들이 관리하는 팀들이 회사의 마케팅 센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여겼다. 또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관행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실상 나선형(당시에는 그렇게 부르지 않았지만) 조직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회사 내 마케팅 센터는 규모가 작았고, CMO는 사내 브랜드 책임자들이 원할 때마다 지원해 줄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마케팅 센터와 연계했을 때 가장 수혜가 클 것 같은 일부 사업부를 선정해 우선 집중하기로 했다. 그들에게 주기적으로 센터를 방문해 센터의 마케팅 직원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정보를 교류하도록 독려했다. 또 브랜드 책임자들에게도 마케팅 담당자들을 센터에 보내 마케팅 센터 직원들이 받는 것과 동일한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받도록 지시했다.

CMO와 마케팅 센터는 센터 소속 마케팅 담당자들의 연례 고과에 한정해 함께 평가해 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부 소속 마케팅 직원들의 성과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개인의 고과를 그 사람이 소속된 브랜드 팀 안에서만 고려하지 않고 회사 전체 마케팅 직원들 차원에서 평가할 수 있게 됐다.

마케팅 센터는 점차 회사에서 중요한 마케팅 전문가 조직으로 성장했고 개별 브랜드 매니저들이 가졌던 의구심도 풀렸다. 기존 마케팅 팀 직원들이 다재다능하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후 전문 지식도 보강됐지만 모든 마케터를 비교 평가한 덕분에 직원마다 더 풍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그 결과 조직에 대한 개인의 상대적 기여도를 더 잘 이해하고 승진 가능성에 대해서도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회사의 전반적인 마케팅 전문성은 더욱 깊어졌다. 특히 평가 대상자 범위가 확대되면서 같은 브랜드 팀의 마케팅 담당자들 사이에 두드러졌던 불건전한 경쟁심과 비협조적인 행동들이 사라졌다. 자신을 팀원 중 딱 한 명만 승진할 수 있는 소규모 브랜드 전문가 집단의 일원으로 여기지 않고 누구든 성과만 좋으면 더 폭넓은 기회를 획득할 수 있는 마케팅 그룹의 일부로 인식하게 됐다.


나선형 구조의 장점

나선형 디자인을 채택하면 두 가지 중요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직원들에게 업무의 명확성과 단순성을 높여서 생산성과 실적을 향상시키는 것 이외에). 첫째, 팀 단위에서 이미 민첩함을 확보한 기업은 자원을 더 역동적으로 할당할 수 있으므로 회사 전체적으로 민첩한 조직이 되는 데 일조한다. 둘째, 중앙 조직과 분권화된 사업부 사이의 갈등을 완화한다. 나선형 조직 아래에서는 글로벌 조직의 장점인 규모의 효과를 잃지 않으면서 각 사업부가 가진 기업가정신과 유연한 대응력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기업의 민첩성 확보와 자원 할당의 용이함

나선형 구조의 핵심은 인재 관리 리더십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며, 이런 점은 애자일 구조를 가진 기업 대부분의 중요한 특징이다. ING가 채택한 모델이나 스포티파이가 애자일 접근법을 개발하던 초기에 선택한 것처럼 일부 나선형 모델에서 가치 창출 작업(제품 개발처럼)은 개인 주도적이고 고객 지향적인 ‘스쿼드(squad)’ 조직 형태로 전개된다. 스쿼드는 역할 중 우선순위 선정이 특히 중요한 제품 오너가 지휘한다. 그리고 스쿼드 몇 개가 모여 ‘트라이브(tribe)’라는 더 큰 조직으로 통합된다. 애자일 조직에서 역량 리더는 사실상 ‘챕터(chapter)’ 단위로 존재하는데 이들은 고유 업무도 수행하면서 다양한 지침(데이터 분석 등)에 따라 스쿼드 구성원들의 활동을 조율한다.

나선형 구조에서 역량 리더는 애자일 기업의 ‘안정적 중추(stable backbone)’를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필자들이 이전 연구에서 설명했던 것처럼1 애자일 조직의 특징인 팀과 자원의 유동성은 직원들이 교육과 코칭을 담당하는 ‘홈(home)’ 조직과 함께 작동할 때 시너지를 낸다. 이때 홈 조직은 상대적으로 견고하고 한정적인 프로세스와 감독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중추 조직은 각 사업 사이에서 인력 이동을 촉진하고, 전통적 경계를 벗어나는 특별한 사업에 대해서는 더 빠르고 유연하게 직원을 배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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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선형 설계는 여러 사업부서에서 통합된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기에 애자일의 장점을 팀 단위에서만 (그룹 전체가 아닌) 누릴 수 있는 조직에 도움이 된다. 예컨대, 다양한 사업을 하는 한 글로벌 대기업은 이미 너무 많은 데이터 과학자를 뽑아 놓았는데, 또 다른 사업부에서 이런 과잉 고용 상태를 모르고 다시 데이터 인력을 찾아 나섰다. 애자일의 장점을 완전히 누리려면 모든 부서를 아울러 데이터 과학자 집단을 중앙에 배치하는 게 효과적이다. 그 상태에서 역량 리더는 데이터 과학자가 가장 시급한 사업부나 트라이브에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2. 집중화 vs. 분권화

대기업들의 상황을 보면 조직이 경영지원 기능(재무, 인사관리, R&D 등)을 연결하는 방식이 적어도 5, 6개는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능적 부서와 관련한 자원의 통제권이 완전이 중앙에 집중화된 기업부터 사업부가 독립적으로 처리해 완전히 분권화된 곳까지 다양하다. 또한 많은 기업이 두 극단적인 조직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 몇 년마다 기존의 구조를 완전히 뒤엎는 조직 개편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매트릭스 구조는 이 두 시스템의 최장점을 모두 구현하려고 한다. 경영 지원 관련 리더들이 사업부와 중앙 기능 조직 모두에 직간접적으로 보고하게끔 하는 것이다. 즉, 규모와 기술의 경제(더 나은 경력 기회)를 확보하면서 사업부의 니즈에 대한 대응력도 높이려는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밝힌 것처럼 많은 기업이 매트릭스 구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CEO들은 조직이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고,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지며, 일을 완성하기가 어렵고, 중간관리자들에게 환멸을 준다는 등의 이유로 종종 불만을 표출한다. 하지만 잇단 조직 개편은 문제를 더 복잡하게 해 왔다.

나선형 구조에서는 가치 창출 리더가 유연함과 사업가적 기질을 발휘하기가 쉽다. 의사결정도 더 빨리 내릴 수 있으므로 비즈니스 대응력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다. 나선형 구조의 단순함이 특히 매력적인 이유는 리더가 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자신의 역할을 유연하게, 독립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특징 덕분에 모든 직원이 업무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고 조직 개편을 위한 노력도 단순해진다.

한 의료기기 회사가 조직을 경영지원 부서, 제품 및 기술 중심의 사업부, 지역이라는 세 가지 차원으로 편성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사업부와 지역 본부는 손익을 책임지는 가치 창출 라인을 이중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게 된다. CEO는 이런 복잡한 구조를 해결하고 싶을 것이다. 만약 이 회사가 나선형 구조를 도입해서 역량 라인(기능)을 분리해 버리고 그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해 세 가지 차원을 두 가지로 만들면 조직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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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형 구조 구현하기

오늘날 인재 관리 리더십, 인사 시스템, 문화가 보통 ‘내 사람과 내 힘’이라는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선형 모델을 실제로 이행하고 정착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은 나선형 구조의 장점을 입증하는 좋은 사례인 동시에 이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는 데 어떤 난관이 따르는지도 보여준다. 이 회사는 변화의 선봉에 나섰던 CMO가 회사를 떠나면서 결국 예전 방식으로 돌아갔다. 후임 CMO는 마케팅 센터 인력에게 새로운 업무를 부여해 그들이 사업부 업무에서 손을 떼도록 유도했고 결국 브랜드 책임자들이 마케팅 센터 직원을 신뢰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브랜드 책임자들은 과거와 같이 인력을 CMO 조직과 공유하지 않으려 했고 그 결과 인재 관리 리더십 책임까지 전부 떠안게 됐다. 회사는 다시 나선형 구조가 도입되기 이전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구조만 바꾼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운영 모델은 없다. 또 보고 라인을 변경하려는 시도도 설득력 강한 리더가 기존 방식을 밀고 나가면 쉽게 수포로 돌아간다. 나선형 구조가 작동하려면 새로운 프로세스와 더불어 장애물을 제거하고 의심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나선형 모델을 정착하려면 리더들이 몇 가지 중요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1. 인재 시장 만들기

원활한 인력 배치는 어떻게 이뤄질까. 조직 내부에 제대로 작동하는 인재 시장이 존재하거나 그런 시장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을 때 가능하다. 인재 시장이 가동하려면 리더들이 가용 인력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즉, 그들이 누구이고,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떤 기술과 자질이 있으며, 현재 맡은 업무에서 다른 업무로 언제쯤 옮길 수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역량 리더라면 누군가가 일반적 마케팅 전문가라는 사실만 알고 있어서는 충분치 않다. 구체적인 경력, 산업적 전문 지식, 언어 능력, 기타 특징적인 면이 시스템에 입력돼 있어야 한다.

또 역량 리더는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현재와 미래의 니즈를 알고 있어야 한다(우선순위를 판단하기 위해 가치 창출 리더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어떤 새로운 직무에 담당자가 필요한지, 기존 직무 중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새로운 프로젝트에 어떤 인력이 필요하고, 언제 필요한지, 또 직무마다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역량 리더가 그 직원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직무를 파악해야 한다.2 이를 능숙하게 해내는 조직에서는 직원들 각자가 자신의 역량을 훨씬 더 잘 발휘할 수 있다.

2. 투명하고 효과적인 자원 계획 수립하기

가치 창출 리더들이 필요한 인력에 대한 니즈(어떤 지식, 기술, 경험을 갖춰야 하는지)를 예측하고, 역량 리더들이 특정 기술 및 직무 수요에 맞춰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려면 성숙한 자원과 전략적인 인력 계획이 꼭 필요하다.

일반적인 전략 기획과 마찬가지로 이런 자원 계획도 연례적인 단발성 행사가 되면 안 된다. 미래 지향적인 기업에서는 이런 자원 활용 계획이 분기에 한 번씩 이뤄진다. 임원들이 정확한 최신 데이터와 명확히 규정된 핵심 성과 지표를 가지고 관련 내용을 논의한 다음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때 구글은 특정 사업부의 투자와 해체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자 수를 사용했다.

인력 배치는 융통성 있는 예산 계획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 사업부와 가치 창출 라인이 자신들에게 배치된 사람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지불할 수 있도록 어떤 형태로든 비용 이전이 가능해야 한다.

3. 명확한 책임감 부여하기

한 방위청에서 기능 팀과 프로젝트 팀을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프로젝트 팀에 배정된 직원들이 일에 대한 오너십을 전혀 보이지 않아 계획이 와해되고 말았다. 방위청 조직에는 효과적인 인재 관리 프로세스가 없었고 프로젝트 팀 직원들의 지휘 체계가 원래 소속된 기능 팀에 있었기 때문에 (게다가 일상 업무를 관할하는 프로젝트 팀 관리자에게는 고과 권한도 없었다) 직원들은 프로젝트 팀 임무를 임시 업무로 인식했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려면 가치 창출 리더가 두 팀 모두에 적용되는 강력한 목표를 수립하고 직무와 자질을 올바로 결합해야 한다. 가치 창출 리더는 직원들을 소속집단으로 돌려보낸 다음, 현재 직무와 맞지 않는다고 판명된 사람이 나오면 새로운 인력을 요청하고 성과평가를 통해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4. 두 리더가 함께 균형 잡힌 성과 관리하기

많은 관리자가 자신과 매일 함께 일하거나 관리 감독하지 않는 직원들의 고과를 메기는 일을 곤혹스러워 한다. 나선형 구조에서는 두 명의 인재 관리 리더가 공조해서 직원들의 성과평가에 기꺼이 참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평가와 채용 및 해고의 지침이 되는 인사 프로세스에는 역량 관리 리더와 가치 창출 리더의 피드백이 모두 반영돼 있어야 한다(물론 궁극적으로는 역량 관리 리더가 피드백을 통합하고 평과 결과를 전달할 책임을 진다). 직원들의 일상 업무를 관할하는 가치 창출 리더는 자기 팀 직원들의 자질과 기술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서 어떤 측면의 개발이 필요한지 역량 관리 리더가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최신 성과 관리 시스템은 360도 다면평가처럼 평가 시 여러 관점을 중요시한다.

통합 인재 관리와 사업부의 자율성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선형 모델의 가치가 입증되면서 이 구조가 더 폭넓게 수용될 수 있다. 물론 리더들이 나선형의 장점을 인식하고 그 구조 안에서 자신의 역할에 익숙해져야 한다.

조직이 나선형 모델로 전환하려면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 역량 리더는 직원들의 일상 업무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포기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가치 창출 리더는 코칭과 역량 개발에 있어서는 역량 리더가 팀원들에 대한 중요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소스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역량 리더와 가치 창출 리더 모두 통제권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제대로 추진하면 나선형 모델은 조직이 외부의 변화와 혁신 속도에 발맞춰 나갈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애런 드 스멧(Aaron De Smet)은 맥킨지 휴스턴 사무소의 시니어 파트너이며, 사라 클라이만(Sarah Kleinman)은 워싱턴 DC 사무소의 어소시에이트 파트너다. 커스틴 위얼다(Kirsten Weerda)는 맥킨지 뮌헨 사무소의 어소시에이트 파트너다. 세 필자는 본 기사를 작성하는 데 기여한 스티븐 아로노비츠(Steven Aronowitz), 크리스토퍼 핸즈콤(Christopher Handscomb), 캐롤린 피어스(Carolyn Pierce)에게 감사를 표한다.

번역 |김성아
동아비즈니스리뷰 308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2020년 11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