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3. 난무하는 ESG 펀드 옥석 가리려면

문서에는 없는 펀드 운용 실체 확인
지속가능성이 주요 전략인지 체크를

308호 (2020년 1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지속가능성 투자 전략에 충실하며 성과도 우수한 펀드의 특징

1. 프로세스: 명확하게 정의돼 있고, 반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운용 프로세스
2. 운용사: 지속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투자 철학하에 스튜어드십(stewardship)을 갖추고 운용사와 투자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도로 직무 수행
3. 운용 인력: 지속가능성 전략에 특화돼 있고 해당 분야 투자 경력도 많은 전문 인력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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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케팅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성 펀드

흔히 지속가능성 투자는 비재무적인 요소인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투자 프로세스에 고려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것은 어디에서도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무난한 정의다. 그러나 이렇게 끝내면 이 범주 안에 들어올 펀드는 무척 많을 것이다. ESG라는 용어를 꼭 짚어 사용하지 않더라도 종목을 선정할 때 기업 경영에 잠재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는 ESG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는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환경(E)의 경우, 업종마다 다르지만 저탄소 경제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환경 관련 규제의 영향은 특히 소재 산업군에 속해 있는 기업에선 필수 요소다. E는 이미 재무 요소가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사회(S) 요인은 그간 기업 분석 애널리스트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두던 영역이었으나 산업재해 예방 등 S 요소에 대한 사회적 압력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영진의 질과 관련된 지배구조(G)는 전통적으로 기업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따라서 펀드 전략을 기술할 때 “ESG를 고려한다”고 하는 것은 투자 프로세스 단계 중 한 과정에서 고려는 하겠지만 꼭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그래서 ESG 펀드냐 아니냐의 기준을 ‘고려’라는 광의의 단어로 판단한다면 지속가능성 투자 본연의 가치가 희석되고 자칫 금융기관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 진정한 지속가능성 펀드는 고려 수준을 넘어 철학과 원칙 수준에서 받아들이고, 핵심 전략으로 추구한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실제로 그렇게 운용해 지속가능하고 좋은 성과까지 이어지는 펀드다.

시장에 그린워싱(green washing, 위장 환경주의)과 이름뿐인 지속가능성 펀드가 난무하고 투자자는 제대로 된 펀드를 선정할 수가 없다면 어떨까? 수많은 연기금과 금융회사가 지속가능성 투자를 실행할 목적으로 내부 투자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펀드 선정 기준을 만들고,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무 효과가 없을 것이다. 내용물이 그대로인데 포장을 바꾼다고 지금까지 해 왔던 투자와 달라질까? “행동을 바꾸지 않고 결과가 달라질 것을 기대한다면 미친 것”이라는 명언도 있다.

본 글에선 글로벌 지속가능성 투자펀드 시장을 살펴보고 모닝스타의 리서치 접근 방법을 사용해 추려낸 몇 가지 펀드 사례와 특징을 소개하려고 한다. 지속가능성 투자를 하고 있거나 계획을 하고 있는 투자자가 펀드를 식별하고 좋은 펀드를 가려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DBR mini box I
모닝스타의 지속가능성 투자 속성 분류 방법론

모닝스타에선 펀드매니저의 의도를 크게 포지티브(positive) 의도와 네거티브(negative) 의도로 구분한다. 그리고 포지티브 의도는 지속가능성 투자로, 네거티브는 배제 전략으로 구분한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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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펀드매니저의 전략 의도가 지속가능성, 임팩트, ESG에 초점(포지티브 의도)을 뒀다면 ‘레벨 1(Level 1)’에서 지속가능성 투자 속성을 부여(대분류)한다. 이후 다음 단계인 ‘레벨 2(Level 2)’에서 ESG 펀드, 임팩트 펀드 i , 환경 섹터 펀드 세 가지로 재분류(중분류)한 후 ‘레벨 3(Level 3, 소분류)’에서 이 세 가지를 각각 다시 세분화한다. 가령, ESG 펀드를 ESG 통합(ESG Incorporation)ii 과 ESG 관여(ESG Engagement)iii 로 세분화하는 식이다.

반면 펀드매니저의 )전략 의도가 특정 섹터나 기업, 혹은 관행을 제외(네거티브)하는 것이라면 일단 ‘레벨 1’에서 배제전략(네거티브 의도) 속성을 부여한 후 ‘레벨 2’에서 배제되는 아이템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시 세분화한다. 여기서 핵심은 모닝스타에선 배제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라고 해서 모두 다 지속가능한 투자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령, 종교나 윤리같이 특정 신념에 근거해 종목을 제외하는 것은 지속가능성 투자로 보지 않는다.

2. 글로벌 지속가능성 펀드 시장 현황

투자자가 지속가능성 펀드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펀드매니저의 전략 의도를 판단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펀드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종목을 보는 것이다. 펀드매니저의 의도는 투자설명서와 각종 운용보고서 등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을 통해 ‘무늬만’ 지속가능성 펀드이거나 지속가능성 전략을 펀드 운용 전략의 한 부분으로만 ‘고려’하는 펀드를 제외할 수 있다. 실제로 모닝스타는 펀드 이름이나 ESG 용어가 투자설명서에 등장한다고 해서 지속가능성 펀드 속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이것은 모닝스타에서 유럽 시장을 담당하는 리서치 애널리스트가 이 작업을 ‘악몽(nightmare)’이라고 말할 정도로 고단한 일이다. 한국의 경우 ‘사회 책임’ ‘SRI’ ‘환경’ ‘지배구조’ 등 지속가능성 투자와 관련된 단어가 펀드 이름에 포함된 경우는 99개(2020년 9월 기준 누적치)로 파악되고, 이 중 모닝스타가 지속가능성 속성을 부여한 펀드는 76개 1 다. 이정도 숫자로는 아직 악몽을 꾸지 않는다.

이러한 속성 분류 과정을 거쳐 모닝스타가 글로벌 개방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2 를 대상으로 집계한 글로벌 지속가능성 투자 펀드 규모는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1조615억 달러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200조 원이다. 이 중 유럽에서 설정된 지속가능성 펀드가 82%로 지배적이며, 미국이 15%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일본 제외)3 에서 설정된 규모는 아직 0.8%에 불과하다. (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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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속가능성 펀드는 전체 시장에서 얼마나 비중을 차지할까? 모닝스타가 보유한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유럽 시장에서는 약 7%, 미국 시장에서는 약 1%가 지속가능성 펀드로 추산된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실망할 수도 있지만 무늬만 지속가능성 펀드인 것을 최대한 걸러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는 ESG 펀드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빠르고, 일반 펀드가 지속가능성 투자로 전략을 변경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시장은 급격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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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한국 시장을 살펴보자. 한국은 공모 펀드 시장의 개방형 펀드와 ETF 194조 원 중 지속가능성 펀드 규모는 약 6596억 원으로, 전체 시장에서의 비중은 약 0.3% 정도에 불과하다.4 공모에 비해 기관의 지속가능성 투자 시장규모는 약 50배 크다. 지난 2019년 12월 말 기준으로 공모와 기관펀드를 합친 규모는 33조 2352억 원이다. 이 중 연기금과 공제회, 우정사업본부를 합친 기관규모가 32조822억 원에 달한다. 기관자금 중에서도 국민연금의 규모가 지배적이어서, 이것만 보더라도 국민연금이 우리나라 지속가능성 투자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연금으로의 쏠림 현상은 다른 투자자층으로 확산되면서 집중도가 해소돼야 할 일이지만 지속가능성 투자를 시작하는 현시점에서는 국민연금의 이끌이 역할과 책임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5



지속가능성 투자에 대한 정의, 투자 철학으로서의 투자자의 합의와 공감대 형성, 운용의 결과인 성과 분석을 하는 노력은 계속하면서도 지속가능성 투자 실행에 대한 각론을 이야기할 때가 됐다. 투자는 수익률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수익률은 항상 결론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 투자도 투자이니 ‘기승전 수익률’은 당연한 전제다. 투자를 해 이익을 내자는 것이지 기부를 하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과는 당연히 필요한 논의지만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운용을 잘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먼저다. 잘 운용하도록 한 후에 성과를 따지는 게 순서다.

3. ESG 리스크로 포트폴리오 평가하기

지속가능성 펀드를 속성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은 좋은 시작이다. 정체성을 명확히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지속가능성을 표방한다고 해도 실제로 그렇게 운용을 하고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이것은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야 풀리는 문제다. 즉, 앞서 이야기한 지속가능성 펀드의 두 번째 판단 기준인 포트폴리오를 포함해 종목까지 고려해야 반쪽짜리 평가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모닝스타는 투자자로 하여금 어떤 펀드가 정말 지속가능성 펀드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펀드 포트폴리오를 다각도에서 분석해 제공한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모닝스타 지속가능성 등급이다.



모닝스타는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6 가 산출하는 기업 ESG 리스크 등급7 을 사용해 펀드 포트폴리오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한다. [그림 2]에 나타나 있듯 관리되지 않는 리스크를 측정해 기업의 ESG 리스크 등급을 매긴다. 기업이 거버넌스를 포함해 중대한 ESG 이슈에 대해 노출된 정도와 관리 수준을 평가함으로써 기업의 경제적 가치가 잠재적으로 리스크에 처할 수 있는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에 잠재된 ESG 리스크가 투자자의 리스크-리턴(risk-return) 프로파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모닝스타는 펀드 포트폴리오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 서스테이널리틱스가 측정한 기업의 ESG 리스크를 적용, 포트폴리오의 ESG 리스크 점수를 산출함으로써 펀드의 지속가능성 등급8 을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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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과가 우수한 펀드의 특징

그렇다면, 지속가능성 투자 전략에 충실한 펀드 중에서 장기적으로 성과가 좋은 펀드는 어떤 펀드일까? 도대체 이런 펀드는 어떻게 운용을 하는 것일까? 앞으로도 그렇게 좋은 성과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선 우선 성과가 좋은 펀드들을 골라 공통된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필자는 모닝스타가 지속가능성 투자 속성을 부여한 펀드 3432개 중 최대한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6개 운용사가 운용하는 9개 펀드를 골라냈다.9 구체적으로, 1) 지속가능성이 펀드의 주요 전략이며(모닝스타 지속가능성 속성이 부여된 펀드) 2) 펀드의 포트폴리오가 그 목적에 부합하게 운용되고(모닝스타 지속가능성 등급이 평균 이상인 펀드) 3) 장기간 같은 유형 펀드 중에서 최상위권 성과를 냈으며(모닝스타 10년 스타 등급 ‘5스타’10 를 받은 펀드) 4) 투자 프로세스의 일관성을 지키고 인력이 우수해 미래에도 성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펀드(모닝스타 애널리스트 등급 중 골드/실버/브론즈 등급을 받은 펀드11 )라는 4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펀드를 추렸다. 이렇게 골라낸 펀드에 대한 모닝스타 애널리스트의 분석과 의견을 토대로 프로세스, 운용사, 운용인력 등 세가지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추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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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세스: 9개 펀드 모두 명확하게 정의돼 있으며, 반복적으로 적용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운용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포트폴리오는 투자 프로세스 및 성과 목표와 일치하는 방향으로 구성돼 있고,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기에 충분한 독창적인 프로세스를 갖춘 전략을 가지고 있다. 뱅가드(Vanguard)의 FTSE 소셜 인덱스 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액티브 펀드들을 종목 구성과 비중을 정할 때 벤치마크와 비중 차이가 크게 나는 편이다. 이는 벤치마크를 비중보다 확신에 따라 결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벤치마크보다 초과 성과를 내려면 확신이 있는 종목의 비중을 벤치마크보다 크게 높일 수 있어야만 하는데, 이것은 리서치 역량이 따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스위스에 기반을 둔 자산운용사인 픽테(Pictet)의 글로벌 환경 오퍼튜니티 펀드는 임팩트 펀드로 9가지 환경 부문에 대해 평가하는 독특한 틀을 사용한다. 펀드의 성과 평가를 할 때 수익률뿐만 아니라 투자 당시 임팩트 분야 9개에 투자한 결과 어느 정도의 임팩트를 끼쳤는지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파나수수는 배제전략으로 종목을 걸러낸 후 ESG 통합 전략을 사용한다.

(2) 운용사: 이들 펀드는 하나같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투자 철학하에 스튜어드십(stewardship)12 을 갖추고 투자자들을 우선에 둔다. 스튜어드십을 갖춘 운용사는 회사의 역량 범위 내에서 운영하고, 펀드에서 운용사의 이해관계와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도록 직무를 수행한다. 동시에 합리적인 수수료를 부과하고, 투자자들의 자산을 운용사의 자산인 것처럼 다루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세계 2위의 자산운용사인 뱅가드(Vanguard)는 패시브 펀드뿐만 아니라 액티브 펀드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전략을 구축해 투자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지속가능성 투자에 특화된 운용사 파나수스(Parnassus)의 경우 ESG 원칙을 지키기 위해 전사적으로 화석연료 주식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

(3) 운용 인력: 펀드매니저의 지속가능성 투자 경력이 충분히 길고, 펀드매니저 이외에도 지속가능성 전략에 특화된 전문 인력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리처치팀과 펀드매니저의 의사소통이 원활해 서로 긴밀히 협력한다. 공동 매니저를 두고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곳도 다수다. 가령,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스튜어트인베스터(Stewart Investors)의 아태 지속가능성 펀드를 운용하는 팀의 경우, 평균 13년 경험을 가진 12명의 지속가능성 투자 펀드 그룹이 운용을 담당하고 있으며 투자 프로세스에서 지속가능성 이슈를 보다 명시적으로 나타낸다. 공동 매니저인 데이비드 가이트와 사시 레디뿐 아니라 팀 내 다른 인력들도 현재 보유 종목과 후보 종목에 대해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5. 맺음말

모닝스타의 속성 분류표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지속가능성 투자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ESG 통합에서부터 임팩트 투자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선 지속가능성 투자에 대한 정의와 범주를 명확히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당장은 이름뿐인 지속가능성 펀드가 난무하는 것이 걱정이지만 충분히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펀드매니저의 투자 의지가 투자 전략에는 제대로 기술돼 있지 않아 분류 대상에서 빠진다면 그것 또한 억울한 일이다. 따라서 지속가능성 투자를 하는 운용사는 투자설명서 등에 기술된 전략을 점검하고 운용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는 기술된 배제전략이나 ESG 통합 전략 외에도 정해진 투자 유니버스(investment universe, 일정 조건에 따라 정해 놓은 투자 가능 대상군) 밖으로 투자할 수 있는 예외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근거로, 어떤 예외가 있는지 매니저에게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서에는 드러나지 않는 운용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실사(due diligence)의 핵심이다.

ESG 투자는 대개 리소스 집약적이다. 리소스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운용사들은 펀드 운용 전반에 ESG 분석을 구현할 목적으로 주요 ESG 이슈 영역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중앙집중식 전담팀을 두고 있다. 반면, 어떤 곳은 기존의 일반적인 리서치팀을 훈련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애널리스트와 매니저의 ESG 전문성을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통합 측면에서는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ESG 리서치와 투자 의사결정 과정이 서로 겉돈다면 아무리 경험 많은 대규모 팀을 운영한들 매니저와 직접 협력하는 소규모 팀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핵심은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리소스가 투자 프로세스와 밀접하게 있는가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본 글에서 모닝스타의 좋은 평가를 받은 펀드를 소개했다. 그러나 그들의 운용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한다고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사례 연구는 대상이 처한 환경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틀은 베낄 수 있을지 몰라도 운용하는 사람과 자원을 그대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투자 경험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마켓 사이클을 겪어야만 쌓을 수 있다. 성급함으로 단기 성과를 닦달하고 펀드 상품을 찍어내기에 급급해 하지 말자. 리서치 역량을 키우고 투자 프로세스가 자리 잡도록 하는 게 먼저다.


정승혜 모닝스타코리아 이사 andy.jung@morningstar.com
필자는 글로벌 독립 투자 리서치 회사인 모닝스타코리아에서 투자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다. 타워스왓슨에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투자 컨설팅과 자산운용사 리서치를 진행했으며, 피델리티자산운용과 우리은행에서 펀드리서치와 상품 선정을 담당했으며, 증권사에서 주식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는 등 금융권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다. 중앙대 국제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다. 현재 CFA 한국협회에서 금융 리터러시(Financial Literacy)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14호 Beyond e-learning 2021년 02월 Issue 1 목차보기